코로나 19 감염이 조금씩 가라앉고 봄과 함께 문화가 피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영화계에서도 미뤄놨던 개봉 예정작들을 꺼내놓고 있습니다. 게다가 방역 방침이 달라지면서 4월 25일부터 영화관에서 취식도 가능해 이제 영화와 팝콘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말에 나가보니 개봉작, 개봉 예정작 영화 포스터들도 화려해지고 사람들도 많아졌는데 특히 한창 문화를 즐길 학생들의 밝은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때가 참 좋았다' 자주 하는 말이죠. 하지만 아시다시피 우리의 '그때'와 다른 때를 겪고 힘들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바로 학교폭력에 대한 내용을 주제로 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입니다. 학교폭력은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사회의 큰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더 나은 방안보다 더 악질적인 방법이 생겨나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문제인 건 학교폭력 가해자의 학부모들의 태도라고 합니다. 이 영화는 학교폭력의 덮어두고 있는 문제를 들춰내는 대담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한다고 하여 기대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올해 넷플릭스에서 <소년심판>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큰 이슈가 되었습니다. 청소년들의 범죄를 심판하는 소년부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그린 시리즈로 절도, 사기, 폭행 등 다양한 범죄에 연루된 소년범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 촉법소년에 해당되는 나이대의 아이들의 범죄행각도 심각해지며 사회 또한 좌시하지 않을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가 과연 그 아이들에게만 있는지는 또 다른 쟁점이 되죠. 아이들의 부모는 대체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명문 한음 국제중학교에 재학 중이던 학생 '김건우'가 같은 반 학생 4명의 이름이 적힌 편지와 함께 호숫가에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 4명의 학생은 명문고답게 병원 이사장의 아들, 전직 경찰청장의 손자, 한음 국제중학교 교사의 아들, 변호사의 아들로 그야말로 사회적으로 위명 있는 집안을 등에 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학교폭력 사건들은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중심으로 내용이 진전되지만, 이 영화는 가해 학생도 아닌 가해 학생의 부모가 이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또 어떻게 은폐하려 하는지 그들의 비뚤어진 애정과 민낯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화려한 휴가>, <코리아>, <싱크홀>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든 감독 김지훈은 원작인 동명 연극을 보고 "공연을 보고 굉장히 신선했고, 많이 아팠고, 충격적이다"라며 바로 원작자에게 영화 제작 허락을 구했다고 합니다. 동명 연극은 일본 후쿠오카현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져 화제 된 작품으로 국내에서 초연된 이후 교과부 등 정부 관계자, 학부모 폭력대책자치위원회 등 특히 학교폭력으로 법원에 판결을 받은 가해 학생과 학부모들도 관람해 더욱 이슈가 되었습니다. 학부모들은 공연을 보고 "내 아이가 가해자라는 사실을 처음에는 인정하기가 어려웠다"라고 가해자 입장에서 솔직하게 인터뷰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를 5년간 준비한 과정이 순탄치는 않다고 합니다. 김지훈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끊임없이 반복되는 학교폭력 문제의 원인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가해자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그들의 잘못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 5년 사이에도 학교폭력 사건이 더욱 끔찍하고 악랄하게 벌어지고 김지훈 감독은 그런 실제 사건 판례집들을 찾아보며 대중에게 어떻게 하면 더 동의하게끔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성찰하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사회적 문제를 진실되게 담은 영화를 대중에게 내보이는 것이 문화계가 할 수 있는 학교폭력 해결의 한발 걸음라 생각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변호사 '강호창'역을 맡은 설경구는 시나리오를 읽고 진심으로 가슴 아파하며 무능력함에 괴로워하기도 또 내 아이에게 다칠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 공포를 느끼기도 했다고 합니다. 촬영 장면 중 피해 학생의 폭행 장면을 가해 학생의 부모들이 함께 보는 씬을 잊을 수가 없으면서도 현실이 더 끔찍하고 잔인한 걸 알기에 서글펐다고 합니다. 그래서 설경구는 최대한 '가해자 아빠'라는 캐릭터에 몰두하여 영화가 담은 "진심"이 관객에게 "오롯이 가 닿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합니다. 특히 피해 학생 엄마 역인 문소리는 다른 촬영과 달리 이번 촬영장에서는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며 그 아픔과 슬픔을 공감하고 감내하였습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제작진도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만큼은 진짜로 담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 영화의 불편한 소재와 장면들을 담을 수밖에 없는 작품을 각오하고 촬영에 임했다고 합니다. 김지훈 감독은 촬영 기간 내내 벅차오르는 감정과 슬픔을 달래야 했던 배우들과 제작진들의 뚝심으로 완성되었다며 우리가 절대 외면하면 안 될 문제를 과감하게 스크린에 펼친다고 말하였습니다.
모두 한마음으로 학교폭력의 아픔, 진실을 그려낸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우리가 관심 갖고 봐야 할 영화 내용이 아닐까 합니다. 고통받고 있는 아이도 속죄해야 할 아이도 상처를 치료하고 반성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죠. 영화 자체도 기대되지만, 이런 문제를 한번 더 상기할 수 있게 되어 개인적으로 좋은 문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2022년 4월 27일 개봉하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보시고 학교폭력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도 표현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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