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격돌! 낙서왕국과 얼추 네 명의 용사들(2021) 후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5월 5일 어린이날이 돌아왔습니다.
지금 어린이날이 기쁜 건 빨간 날이라서 이겠지만, 어릴 적에는 어린이 채널에서 만화 극장판을 공개해서 이 날을 기다리곤 했습니다. 그땐 동영상 플랫폼도 없고 극장판을 볼 수 있는 미디어가 한정적이라 이렇게 티비에서 방영되는 날을 기다리곤 했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투니버스에서는 어린이날 특집으로 여러 극장판을 공개했는데 올해는 짱구 극장판 28기인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격돌! 낙서왕국과 얼추 네 명의 용사들>이 한다고 해서 아침부터 챙겨봤습니다. 처음 예고편을 봤을 때부터 한번 보고 싶다고 생각한 극장판이었는데 '낙서'라는 소재가 끌리기도 하고 '이슬이 누나'가 아주 특이하게 나와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지는.. 또 '부리부리용사'의 출연이 반갑기도 했습니다.
역시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나타난 '낙서왕국'에서 일이 시작되는데 '짱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격돌! 낙서왕국과 얼추 네 명의 용사들> 줄거리
아이들의 낙서가 사라져 붕괴 위기에 처한 낙서왕국은
낙서 에너지를 모으기 위해 지구 침공을 시작한다.
짱구가 미라클 크레용으로 그림을 그리자
브리프, 가짜 이슬이 누나, 부리부리 용사가
스케치북 밖으로 튀어나오는데..!
과연, 크레용 용사 짱구는 낙서 용사들과 함께 위험에 빠진 떡잎마을과 세계를 구할 수 있을까?!
떡잎 유치원 아이들이 낙서를 그리며 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장소는 사실 가상공간 VR 체험이었죠. 신기해하는 아이들과 다르게 '짱구'는 바닥에 낙서를 그리며 놀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낙서왕국의 국왕과 대신들은 '짱구'의 낙서에 감탄하면서도 그 낙서를 지워버리는 채성아 선생님을 보고 어른들이 아이들의 낙서를 막는다며 한탄합니다. 그때 국방장관이 나서며 낙서왕국을 위해서라면 어른들의 입을 막고 아이들에게 강제로라도 낙서를 시킨다는 '룰루랄라 그려그려 작전'을 해야 한다며 선포합니다. 국왕은 말렸지만 대신들이 작전에 동의하며 감금당하게 됩니다. 문 밖에서 그 얘기를 들은 낙서왕국의 공주는 병사들을 피해 궁정화가에게 가 '미라클 크레용'을 건네며 '지상의 용사'에게 전해주라는 임무를 맡깁니다.
지상에 내려온 궁정화가는 거리에 낙서가 하나도 없음에 탄식하며 '용사'를 찾고 다니지만 이미 대신들이 미라클 크레용이 없어진 걸 눈치채고 병사들을 내려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서둘러 도착한 곳에는 떡잎 유치원 해바라기반이 체험 학습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병사들은 낙서화 카메라로 어른들을 벽의 그림으로 만들기 시작하는데 다행히 궁정화가도 화장실에 들리느라 버스에 타지 못한 '짱구'를 만나게 됩니다. '짱구'의 낙서를 본 궁정화가는 '용사'임을 확신하며 미라클 크레용을 넘겨주고 지상의 용사이니 국방장관의 작전을 막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짱구'를 종이비행기에 날려 병사들에게 탈출시킵니다. 그 시간 낙서왕국 병사들은 떡잎마을을 점령하여 아이들에게 억지로 낙서를 그리게 합니다. 참고로 '철수'는 반항하다 벽그림이 되었습니다..
종이비행기가 착륙한 곳은 후지산이 보이는 들판.. '짱구'는 후지산을 그리다 갑자기 팬티를 그리는데 메인 포스터의 그려진 팬티 '브리프'가 탄생한 순간입니다. 미라클 크레용은 그리는 것을 실사화하는 능력을 가진 전설의 크레용이었습니다. 또 낙서화 카메라로 벽그림이 된 사람 주위에 원을 그리면 나올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두 용사는 다시 마을로 돌아가기 위해 여정을 시작합니다. 날이 저물고 근처 오두막에서 쉬며 이슬이 누나와의 약속을 떠올리는 '짱구'는 스케치북에 이슬이 누나를 그리는데 그렇게 탄생한 '가짜 이슬이 누나' 용사, '짱구'도 놀라서 도망칩니다. 다음날 다시 마을로 향해 가려하는데 배고픈 '짱구'는 도우미 용사가 필요하다며 또 그림을 그리는데 바로 '부리부리 용사'가 되겠습니다. 이렇게 얼추 모여진 네 명의 용사는 우여곡절 여러 일들을 헤쳐나가며 '유민'을 만나고 떡잎마을에 당도하게 됩니다.
한편 낙서왕국 국방장관은 낙서 에너지가 부족하다며 아이들을 재우지 말고 그림을 그리게 합니다. 떡잎마을의 상황은 인터넷에 올라와 군대가 그 주변을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짱구 엄마 '봉미선'은 액션마트에서 벽그림이 되었고, '짱아'는 낙서를 하고 있었습니다. 전날 밤 취한 채로 낙서를 그려 카메라에 찍히지 않은 짱구 아빠 '신형만'은 액션마트로 끌려와 다음날 아침잠에서 깨고 '미선'과 '짱아'를 만나면서 '짱구'가 없어진 걸 알게 됩니다.
떡잎마을에 도착한 짱구와 용사들 그리고 짱구네 가족들은 어떤 기발한 발상으로 이 사건을 해결할까요? 스마트 시대에 낙서왕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시면 한번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시대와 만난 짱구, 그러나 감동은 여전히
이번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격돌! 낙서왕국과 얼추 네 명의 용사들>은 전과는 다르게 VR, 스마트패드 같은 스마트 시대에 맞는 요소가 이야기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통 우정, 가족애 중심의 내용에서 좀 더 다양한 관점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없어진다는 낙서왕국은 시대가 변하며 어린이들의 동심이 없어진다는 뜻인지, 낙서를 지우는 어른들이 어린이들을 억압하는 건인지 등 후반에는 어른들이 좀 못되게 나오는 내용이 있어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명의 용사들도 각자 캐릭터가 개성 있어 감동을 주는 부분도 달랐고, '유민'의 이야기도 공감이 갔는데 많은 스포가 될 것 같아 줄거리에 제외시켰습니다. 사실 이번 극장판은 유독 새로운 인물들이 많은데 그 하나하나가 제대로 표현된 것 같지 않아 중반까지 조금 아쉽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끝까지 보면 역시 짱구답게 교훈을 주는 28기 극장판이었습니다.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격돌! 낙서왕국과 얼추 네 명의 용사들>은 코로나 때문에 빛을 못 본 짱구 극장판인 것 같습니다. '가짜 이슬이 누나', "그려 그려~ 슥슥 슥슥~" 등 나름 킬링 파트들이 있었기에 더욱 아쉬운 작품이죠. 여러 교훈을 주는 부분도, 감동적인 부분도, 또 '낙서'라는 요소로 여러 재밌는 상황도 있는 알찬 극장판이었습니다. 아직 보시지 않은 분들은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한번 더 볼 것 같습니다.